1번째 로그

▶ 옫상 ◀

07.05 | 02: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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꽤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, 죽어야만 할 것 같은, 혹은 죽는 것 외엔 남지 않은 것 같은 시절에 빌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알 수 없는 위로를 얻었다고 회상하곤 한다. 그리고 그건 나도 그랬다.

한번 바득바득 기어나온 오래된 옛 구덩이라 그런지, 이제는 그때와 같은 감흥까지는 없지만

그때 희끗하게 무뎌져가는 밤의 경계선에 걸터앉아서, 하염없이 이어폰 속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던 기억들은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다시 되살아나서 내 어깨를 두드린다.

 

당시로 돌아가라는 말을 농담으로라도 한다면 식칼을 뽑을지도 모르겠지만

어떻게 해도 잘 수 없는 밤들을 달래느라 끝도 없이 펜만 움직였던 마음은 좀 그립기도 하다.

내가 나에게 위로를 건넬 수는 있던 시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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